안녕하세요, O!Suara(오수아라) Magazine 류시온이에요. 이번 주에는 살인협박을 받은 틴더의 전CEO 리나테 니보그가 틴더를 떠나고 만들기 시작한 앱 Meeno(미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이번주 뉴스레터에서는 Meeno(미노)는 어떤 앱인지, 틴더의 전CEO는 어떤 사연으로 이 앱을 만들게 된 것인지, 현대 데이팅 앱의 문제점들,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외로움에 대해 알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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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을 조용히 죽이고 있는 이 질병
#외로움 #인셀들이란? #데이팅앱
사진 @Cayce Clifford/Financial Times
소리 없는 병, 외로움😔
외로움을 느끼는 것만으로 매일 담배 15개를 피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아시나요? 최근에 사상 최초로 한국 내 독신가구가 1천만명을 돌파했고 앞으로도 1인가구는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외로움은 앞으로 한국에서도 고질적인 문제가 될 전망이에요.
하지만 데이팅앱 CEO에게 '외로움'은 당장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는데요, 그것은 Incels('인셀'들)에게서 오는 살인협박 편지들 때문이었어요.
*Incel('인셀')이란?
현실에서 여성들에게 로맨틱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그 분노를 온라인/현실에 표출하는 남성들을 칭하는 단어. 주로 여성 혐오(misogyny), 잘못된 권리 의식(예: 여자인 네가 남자인 나를 거절해?), 자기 연민과 자기 혐오가 뿌리깊게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니보그(틴더 전CEO)가 이런 인셀들에게 받은 살인협박 편지들은 너무나 많았다고 해요. 목숨의 위협을 매일 느껴 평소에도 본명을 쓰지 못하고 어딜가든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것은 기본이었죠. 편지 내용들은 주로 틴더를 사용했지만 여성들을 만날 수 없었다며 분노한 남성들의 이야기였죠. 하지만 그 많은 편지들 중에서도 니보그에게 큰 충격을 준 편지가 하나 있었어요.
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어요:
"당신의 알고리즘은 평화를 찾으려는 사람을 파괴자로 만들었다. 당신의 가족을 지켜볼 것이다. 당신의 가족을 찢어버릴 것이다."
니보그(틴더 전CEO)는 이 글을 읽고 "이 사람은 정말 너무나도 외로운 상태구나"라고 처음으로 '공감'을 느꼈다고 해요.
그가 틴더를 떠난 이후, 몇몇 투자자들은 나이보그에게 연락하여 새로운 데이트 앱을 시작할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았다고 해요. 하지만 그는 대신 외로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작년 12월, Meeno(미노)라는 앱을 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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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no'(미노), 현실을 기반으로 둔 인간 관계들을 도와주는 '관계 가이드' 앱
사진 @Meeno
Meeno(미노)는"사람들이 사회적 연결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멘토"라고 소개되고 있어요. 니보그는 이 앱이 "외로움 전염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고요.
그리고 가장 눈 여겨볼만한 점은, "현실 관계 기반"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즉, 이 앱의 AI는 사용자의 현실 친구를 대체할만한 persona(페르소나)가 없다는 뜻이에요.
처음에 Meeno(미노)가 출시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틴더가 남성들의 매치를 실패해서 AI 여자친구를 대신 출시한 것 아니냐'라는 우려였어요. 실제로 중국에 있는 '여성 챗봇'인 Xiaoice은 5억 명의 '남자친구'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남자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정확히 말해주는 가상의 여자친구가 있었기에 현실 세계와는 점점 거리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Meeno(미노)는 디지털 친구나 로맨틱한 파트너가 아니라, 사용자의 실제 인간 관계를 전문적인 견해를 통해 코칭하는 챗봇이라고 해요. 관계를 고치기 위한 딱 하나의 마법같은 해결책도 제공하지 않고요. 사용자에게 일련의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본인의 인간 관계 개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요. 니보그는 이를 "empathy(공감) 모드"라고 불러요. 한 마디로 미노를 인간관계 대체가 아닌 인간관계의 '해독제'로 본다는 것이에요.
현재 앱은 호주, 뉴질랜드, 북유럽 지역 및 네덜란드 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미국 유저들에게는 테스트 플라이트 모드(애플의 앱 테스트용 프로그램) 유저들에게만 사용 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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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그토록 찾던 치료제, 행복한 인간관계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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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느끼는 그룹에서의 소속감('sense of belonging)은 단순히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우리가 매일 다니는 직장, 학교 내에서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이유죠. 만약 나의 그룹이 나와 맞지 않다면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해요.
"행복한 인간관계는 심장 마비, 치매, 비만 등의 병을 방지 할 수 있는 놀라운 치료제입니다"라고 니보그는 말했어요.
태어난 이상 타인과의 교류는 필연적이죠. 그리고 모두가 한두번씩 인간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고요. 이번 주말에는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서점이나 도서관을 방문해 간단한 심리학 책, 상담, 인간관계 책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타인들과의 교류에서 한층 더 성숙해지고 행복한 모습을 찾게 될거에요😊